본 인터뷰의 내용은 협회 및 해당 조직의 공식 입장과
다소 다를 수도 있음을 미리 밝혀드립니다.
편집자 주
함께주택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집을 짓고 운영합니다. 시민의 주거 불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지 공공성 확대와, 사회주택 공급을 통한 다양한 교육과 연구를 진행합니다. 집을 고쳐서 오래 잘 살 수 있는 건강한 주거문화를 만듭니다.
함께주택 협동조합 홈페이지
Q 연말,연초에 바쁘셨다고 들었습니다. 요즈음 근황은 어떠하신지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인 함께주택 4호가 사용승인을 앞두고 입주 준비 중이구요. SH빈집활용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은 지금 설계가 끝나고 착공 준비 중이에요. 그리고 최근에 사회적기업 인증 신청서를 접수했어요. 그래서 연말연초에 자본금 추가출자를 진행했습니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신청한 이유는 HUG 주택관련 대출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에요. 저희가 일반 협동조합이어서 상법상 영리로 구분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사회적기업을 신청하게 되었어요.
조합설립 이후 8년 만에 사회적기업 인증 신청을 했습니다.
그 전에도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 고민했었지만 저희 입장에서 큰 메리트는 없어 보였어요. 사회적기업으로서 정기적인 사업보고와 서류들을 제출해야 되는 과정이 막중한 업무가 되기 때문에 실익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했구요. 그리고 사실 원론적으로는 협동조합 안에 지역사회에서 상호 간의 호혜와 협동을 추구하는 정신이 녹아 있기 때문에 협동조합을 영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부정책의 방향이 사회적경제정책의 확대로 가고 있더라고요. 2013년 9월에 협동조합으로 창립하면서 비영리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자본 조달이 받쳐주질 않으니 어떤 사업이든 본격적으로 뭘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체계 안으로 진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종의 타협지점을 찾은 거죠.
Q 함께주택협동조합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나요?
주택문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어려운 문제잖아요. 저 역시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계속 이사를 하게 됐는데요. 이렇게는 삶의 안정을 찾을 수 없다는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좋은 동네에서 이웃들과 관계를 맺으며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 즈음에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을 동네에서(성산동) 만나게 된 거죠. 그래서 그분들과 몇 차례 모이면서 공동체 주택을 지어서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주거비용 마련 고민에서 시작된 함께주택협동조합
그런데, 주거불안은 높은 비용에서 오는 거잖아요. 주거비용의 부담을 여럿이 나누어 덜 수는 없을까 고민하다가 함께주택협동조합을 설립했어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서 보증금을 모아 함께 주택을 건설, 매입하고 개인들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안정적 주거를 실현하는거죠. 함께주택의 경우 대부분의 사이트들이 매월 자치회의를 진행하고 있어요.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대표자들을 선출하고 재정위원장, 시설위원장 등 주거관련 업무를 분담하고 있습니다. 이런 체계가 조금은 피곤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땅매입에서 입주 이후까지 주택 건설부터 임대, 시설관리 모든 과정에 조합원들이 참여하면서 입주자들 간의 신뢰, 배려, 존중을 배우고 지역으로 조합원들의 삶을 확장시켜 자연스럽게 생활복지와 마을 단위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는 것이죠.
물론 혼란스러운 지점도 많아요. 형식상으로는 임대인(조합)과 임차인(조합원)의 관계이지만 협동조합의 원리상 임차인 자체가 조합원이기 때문에 “소유주”이자 “임차인”인거죠. 아무리 조합주택이라고 하지만 서류상으로는 내 명의의 집이 아닌 거잖아요. 내 집처럼 오랫동안 살 수 있는 집이긴 하지만 내 물건처럼 나 혼자 쓸 수 있는 주택이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 소유하는 주택인 거죠.
Q 조합소유형인 함께주택 1,2호 이후 3,4호는 토지임대부인데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에 대해서 정책적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하셨는데요.
땅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기본권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개인의 노력과 능력의 결과로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살 수 있는 주택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봐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잖아요. 결국 주거문제에 있어서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주택에 대한 개인의 비용 문제이고, 이 비용을 어떻게 덜어주느냐가 관건이거든요. 대략적으로 토지임대부형으로 했을 때 드는 초기비용은 조합소유형으로 했을 때 드는 비용의 반이에요. 뿐만 아니라, 국가의 입장에서도 비용은 반으로 줄이되, 오랜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결과적으로 토지임대부 주택은 국가와 시민이 협력하여 우리 사회의 주거 공공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저희 조합은 1인가구 뿐만이 아닌 2~4인 가구까지 확장될 수 있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정책에 주목하고 있어요.
실질적인 주거 공공성 강화를 위한 민간과 행정의 파트너쉽 필요..
저희들 입장에서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국가 정책사업으로 자리잡고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구체적으로 정리되진 않았지만 저희들은 앞으로 함께주택 3~4호 그리고 앞으로 짓게 될 5~6호를 통해 도출된 토지임대부의 성과와 과제를 정리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자금이 어디에서부터 나왔고 그 돈을 쓰는 과정이 어땠고 그 돈을 쓴 결과 달라진 점들과 혜택이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정리해보고 싶어요. 그런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서 정부(행정)에게 하고 싶은 말은 유무형의 비용을 투입하고 시민 주거비용 절감을 이루는 만큼 예산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공공이 민간과 좋은 파트너쉽을 구축하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늘 감시하고 관리하는 역할로서의 행정이 아니라 주거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파트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함께주택협동조합은 다른 사회주택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과 다르게 입주자(조합원)들이 직접 땅매입 단계부터 참여하고 입주 후 임대관리까지 함께하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설계는 주로 건축법규에 의해 진행되고, 시공사는 예산에 따라 집을 지어요. 설계와 시공사의 분야가 워낙 전문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 가족구성원의 특징 등 사는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하지 않는 주택공급 위주로만 진행되어 왔던 거죠. 예를 들어 투룸 집을 지어 놓고 그 집에 들어올 수 있는 조건이 되는 입주자들을 찾았던 것이지 ‘입주자들이 어떤 집에서 어떻게 살고 싶어 하느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공급부터 했던 것이죠.
바로 그런 지점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주택은 실제 거주자 입장에서 집을 만들고 비용을 측정하고 유지관리의 체계를 잡아가는 거죠. 즉, 토지 매입부터 설계, 건축, 시설관리, 재정관리 등 입주자들이 참여하는 “사용자 중심”의 주택이라는 거죠.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조합원들은 입주 후 주택과 커뮤니티 안에서 생활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요. 그래서 처음부터 이 주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그 사람들의 워크샵을 통해서 토지매입, 건축의 방식과 규모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그 과정을 거쳐서 입주한 뒤에도 시설관리나 재정관리를 입주자 자치회를 통해서 운영하는 방식의 협동조합인거죠. 그래서 설계나 시공 중심이라기보단 실제 입주자들이 생활의 문제를 주택 안에서 해결해 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죠. 물론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히 있지만 이런 모든 과정이 내가 꿈꾸던 삶이 아닌가 합니다. 미래의 계획으로 패스할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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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시 및 장소: 1월 21일, 함께주택 협동조합 사무실
인터뷰 진행: 한국사회주택협회 김준호 매니저
한국 사회주택협회(http://socialhousing.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