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연동형 표준임대료' 도입해 사회주택 뿌리내리게

민간공급량 축소분 사회주택이 메우도록
사회취약층은 주거보조비 지급으로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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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시 외곽 사회주택의 모습. 서재교 미래세대정책연구소장 제공


한국에서도 사회주택이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려면 ‘원가연동형 표준(공정)임대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원가연동형 표준임대료 제도란 정부나 지방정부가 땅값과 주택 건축비용, 시설 수준, 입지, 면적 등에 근거해 적정 가격을 산출하고, 여기에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임대료를 고시하는 제도를 말한다. 주택 임대료의 폭등을 막아 전월세 세입자의 주거안정을 꾀할 대표적인 장치로 꼽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지금도 표준임대료를 고시하고 있지만, 이는 기업 등이 공급하는 민간임대 시세와 비교해 임대료를 낮춘 ‘시세연동제’다.

이 제도를 사회주택 활성화의 전제조건으로 보는 것은, 삶의 질이 보장된 집에서 적정한 임대료를 내고 원하는 기간만큼 살 수 있는 주거권을 보장하는 게 복지국가의 기본 역할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제도 도입 초반 임대료 제한을 의식한 민간의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을 비영리 사회주택이 메우게 하면, 제도도 안착되고 결과적으로 전체 임대료도 낮아진다는 게 핵심 논리다. 최경호 서울시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장은 “거주자 쪽에서 보자면 주택을 공급하는 게 국가든 사회적 경제 주체든 민간이든, 좋은 가격에 주거권을 보장받는 게 더 중요하다”며 “그걸 실현하려면 근본적으로 임대료 체계를 바꾸지 않을 수가 없다. 표준임대료도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취약계층에겐 주거보조비를 지급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덜란드에선 주택등급을 200여개로 세분화해 점수를 매겨 지방정부가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표준임대료 제도와 주거보조비 제도를 함께 운영하는데, 2012년 현재 사회주택 비율이 32%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 제도가 실제로 시행되기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제도의 단계적 도입을 공약했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달 중 발표될 주거복지 로드맵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혜정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 수석연구원 zesty@hani.co.kr